美 국무장관 “中, 최대 지정학적 시험… 대립도 불사"

1 월 전 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민주주의 회복 등 8대 핵심 외교과제를 발표하면서 “군사적 개입이나 독재정권 전복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군사옵션’을 꺼내들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처한 외교적 상황이 과거에 비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어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인을 위한 외교정책’이란 주제의 연설에서 “시대가 변했고, 이에 따라 미국의 전략과 접근법도 달라졌다”면서 “지난 4년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단순히 (오바마 행정부 때) 멈췄던 지점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면서 8대 핵심과제를 공개했다. 그가 언급한 8대 과제는 △코로나19 종식과 글로벌 의료 보안 강화 △경제위기 극복 및 안정된 세계경제 구축 △민주주의 회복 △인간적이고 효과적인 이민제도 구축 △동맹·파트너와의 관계 활성화 △기후위기 극복 및 녹색에너지 혁명 추진 △기술 리더십 확보 △21세기 가장 큰 지정학적 시험인 중국과의 관계 관리 등이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민주주의 회복’을 언급하고 “우리는 값비싼 군사적 개입이나 독재정권을 무력으로 전복하는 시도를 통해 민주주의를 증진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 이러한 전략을 시도해 본 적이 있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였다고 해도 성과가 없었다. 미 국민들의 신뢰도 잃었기에 우리는 다르게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등 특정 국가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 중인 대북정책의 근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ㄹ 그는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건 외교정책의 필수 과제”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민주주의의 강점에 의구심을 심을 모든 기회를 엿보는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적대국과 경쟁국들의 손에 놀아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 세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미국의 (민주주의) 사례라는 강점을 활용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핵심 개혁을 이루고, 악법을 바꾸며, 부패와 싸우고, 불공정한 관행을 멈추도록 하는 등 민주적 행동을 장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다만 단일국가로 유일하게 중국 문제를 8번째 과제로 들면서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와 이란, 북한을 포함해 여러 나라가 미국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으며 예멘과 에티오피아, 버마(미얀마)를 포함한 나라들은 미국이 다뤄야 하는 심각한 위기”라면서도 “하지만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은 (이들 나라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경제와 외교, 군사, 기술력이 있는 유일한 나라로, 안정되고 개방된 국제 체계에 심각한 도전을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이란 등의 위협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중국과 관련한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세계를 만드는 모든 규범과 가치, 관계 등에 있어 중국이 위협이 된다면서 “이런 것들은 궁극적으로 이익을 실현하고, 미국인의 가치를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는 상황에 따라 경쟁적이고 또 협력적일 수 있지만, 적대적일 때는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강조해온 ‘동맹·파트너와의 관계 활성화’도 핵심 외교과제에 포함시켰다. 미국의 동맹은 흔히 군대에서 말하는 ‘힘의 배가’이며, 미국의 독특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우리의 친구와 동맹들과 다시 연결하고, 현재와 미래의 도전에 적합하도록 수년 전 구축된 파트너십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수 십 년간 우리와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유럽과 아시아 나라는 물론 아프리카와 중동, 라틴아메리카의 오래되고 새로운 파트너들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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